고독 72
풀벌레 소리 높은 밤
별들은 구름 속에 숨었다
바람이라도 스쳐
나뭇잎을 흔들어 준다면
풀벌레 소리도 담을 넘어 갈텐데
멀리서 개짓는 소리는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
사랑이 사랑을 부르는 소리는
어둠 속에 묻혀버리고
아무도 사랑을 찾지 않았다
사랑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밤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고
풀벌레 소리가 쉬어
사랑도 아니고 미움도 아닐 때 쯤
밤은 새벽으로 넘어가고
새벽은 말없이 아침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