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27
밝아졌다가 어두워지고
그렇게 밤은 무시로 다가온다
그저 하루를 보내다가도
생의 단편을 지우면서
과거와 현재는 미래를 넘나든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흐트러져 있다
기억은 기억일 뿐
흐르는 시간을 구속하지 못하고
밤은 그렇게 무시로 다가온다
뒤척이는 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밤과 밤이 이어진다
낮은 밤을 위해서 있고
계속되는 밤은 더욱 고독해진다
추측할 수 없는 내일 때문에
밤을 지키게 만드는
아아! 비굴하게 무릎 꿇는 속수무책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