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29
당신 앞에 선 마음은
검은 그림자
보이지 않는 마음은
말이 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고
귀 기울이며 웃지만
촛불 앞에 선 그림자는
홀로 나부낀다
당신 앞에 선 마음은
새벽을 헤매는 안개
태양 앞에 드러날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길 잃은 나그네
돌아보면
쉬운 일인데도
앞만 보고 가는 단순함
말하지 않았더라면
드러내지 않았더라면
멀리서
지켜볼 수 있었더라면
당신 앞에 선 마음
그대로일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