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잘 들었을까하는 생각으로 만물상을 찾았다
만물상을 먼저 보기 위해 만물상 탐방로로 들어섰다.
시간 관계상 상왕봉은 가지 않고
서성재에서 돌아 용기골로 내려 오기로 했다
산의 초입은 방문객들에게 단풍으로 물든 모습을 보여 준다
아직 겨울이 닿지 않은 계절이다
가파른 오르막으로 시작되는 만물상 탐방로 입구다
숨이 턱에 닿을 무렵
잠시 서서 주변 경치를 본다
먼데서 보는 단풍색이 곱다
가을에 합천의 대부분의 산은 초록과 노란색으로 물이 든다
가야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소나무의 푸르름은 그대로 있고
산이 높아질수록 초록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을 제외하고
잿빛으로 변한다
산 중턱을 넘어 선 곳에는 이미 겨울이 와서
나무들은 자신의 잎을 다 버렸다
앙상한 가지만으로 겨울을 버틸 모양이다
이제 나무의 이름을 버리고
겨울동안 나목으로 살아가야만 한다
잿빛 산들을 보다가 남쪽의 산을 보면
그래도 생기가 도는 것처럼 보인다
멀어져가는 산들의 모습이 아련하다
멀리 상왕봉의 모습은 보이건만
가지 않기로 하고
겨울날 눈이 많이 내렸을 때
다시 찾아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내려 오는 길에 잎을 매단채 서 있는 단풍나무
단풍이 겨우 나뭇가지에 붙어있다
머지 않아 나무는 나뭇잎을 버리고
나목의 길을 선택할 것이다
산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다
결론만 가지고 이야기 할 때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집을 나서는 것인데~~
돌아올 것을 왜 나서느냐
산에가면 내려올 것인데 왜 올라가느냐 등등의 이야기가 많다
그렇게 생각해 버리면
집에서 절대 나오지 말아야한다
집으로 돌아올 것인데 왜 나가느냐?하고 다른게 뭐 있을까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기 위하여 살아가고 있다
일을 하러 나갔다가 항상 집으로 돌아온다
오랜 기일 동안 나가 있을 때는 집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도 마땅히 즐겁거나 기쁜 일은 없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나가야만 한다
집을 나가 있을 때
다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무슨 일이 손에 잡힌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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