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끼를 먹으면 삼식이
하루 한 끼를 먹으면 일식 씨
하루 한 끼도 먹지 않으면 영식 님 – 대통령의 아들을 영식이라고 한다
세 끼에 간식까지 챙겨 먹으면 간나새끼
간식을 한 번도 아니고 종종 챙겨 먹으면 종간나새끼
점점 여성 상위시대가 확고해져 가고 있으며
남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예를 든 것이다
여자들의 밥상의 위치 이동 또한 여성의 지위격상을 설명해 준다
부엌에서 밥을 말아 먹다가
상에서는 먹지 못하고 방바닥에서 먹다가
드디어 식탁에까지 진출하여 남편과 함께 밥을 먹게 되었다
그것도 이제 옛날 말이 되어
남편은 이제 스스로 밥을 챙겨 먹어야 한다
세탁기 사용법을 알아야 하고
밥솥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식기세척기 사용법을 몰라 수세미로 그릇을 닦아야하고
물기를 제거한 다음 찬장 안에 정리해 두어야 하고
빨래를 개키고 서랍의 제자리에 정리해 넣어야 한다
청소기로 바닥을 밀어 내고
여유가 되면 물걸레로 마무리해야만 한다
이쯤 되면 여성의 전유물로, 그리고
여성의 편의를 위해 발명되던 각종 전자제품은 이제,
퇴직한 남성들을 위해 발명되어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퇴직한 남성들은
만날 사람이 없어서 집에 있게 되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배우자를 마냥 기다리지 못해
혼자서 밥을 지어 먹어야 한다
그야말로 쓸쓸한 혼밥과 혼술의 시간을 견뎌내야만 하는 것이다
서로 변치 않는 사랑을 지속하겠다고 맹세하고 결혼을 하지만
그 결심은 2년 이상 가지 않는다
2년이 지난 후에는 아이를 돌보며, 서로 한 가지씩 양보하며 물러서야 하고
같은 취미를 발굴하여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누구든지 간섭하는 것은 싫어 한다
관심이 간섭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황혼이혼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살아온 인생의 나날들을 돌이켜 볼 때 대단히 서운한 말이다
처음 서로 만났던 순간
아이가 태어났던 순간
아이가 학교에 가던 순간
사춘기, 방황 등을 지켜봤던 날들
불행했던 날들도 모두 함께 살아 온 인생이다
그 어느 것도 버릴 것이 없다
이제 그 모든 것을 안고지고 걸어가야만 한다
그럼에도 그것들이 무겁지 않다
버린다면 오히려 중심을 잡지 못해 비틀거릴지도 모른다
농담으로 이야기하는 삼식이, 일식 씨, 영식 님
그 속에 뼈가 들어 있다. 계란유골이다
매일 반성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100세까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지만 순식간이다
이제 반성의 순간도,
그냥 행복했던 순간도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최근의 기억은 쉽게 소멸되어가고
지난날의 기억이 점점 뚜렷해진다
매일 아침 일어나는 일상이 바로 행복이다
매일 일어나서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보고, 햇살을 보고
귓가를 스치는 바람을 느낀다는 것
이 모든 것이 행복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