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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저당

by 1004들꽃 2014. 10. 8.

 

저당


나를 모두 내어 놓았다
꼼짝하지 않으면 매월 밥이 나왔다
내가 나를 제공하던 날 담보가 된 줄을 몰랐다
이렇게 깊숙한 곳에 처박혀 움직일 수 없는 줄 차마 몰랐다
무르지도 못한다
나를 되찾아 오는 날은 멀고도 아득하다
기약없는 나날들은 탄식의 강을 만들고
가고싶지 않아도 가야만 한다
나를 되찾는 날
나의 원형은 보전되어 있을까
누더기를 찾아온들 하소연할 곳도 없고
낡고 닳아버린 옷을 입고 매일 밥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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