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년 흔적

자굴산(2019-1-6)

by 1004들꽃 2019. 1. 9.

지난 1월 1일은 쇠목재로 다녀왔다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지 발걸음은 자굴산으로 향했다

내조에서 정상으로 갈 예정이다  

그동안 오지 못했는데

인도를 새로 만들었다

등산로 입구까지 이어져 있다

훨씬 접근하기가 좋다

초록색 인도를 따라 걸으니 마음까지 상쾌하다

어제는 미세먼지 때문에 산의 형상을 알아볼 수 없었는데

하루만에 이렇게 하늘이 선명해졌다

오랜만에 찾았지만 낯설지 않은 풍경

수없이 다닌 길이다

그동안 이런 돌탑도 군데군데 많이 생겼다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동안 혼자 산길을 걷기 위해 다른 산을 찾았다

아무 생각없이 걷기에는 딱 좋은 방법이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신경 쓰지 않고 고개 숙이고 걸으면 그뿐이다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바람이 불면 팔을 수평으로 한 채 바람을 맞는다

온 몸으로 바람을 맞으면

어느새 몸은 하늘을 나는 듯하다 

하지만 오늘은

바람마저 불지 않는다

산에서 맞은 모처럼의 봄날 같다 

저 멀리 황매산, 모산재가 눈에 들어 온다

바쁜 일 없으면 매주 드나들었던 곳이다

망원렌즈로 땡기니

지리산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시계가 좋다는 것이다



산악자전거 팀이 쇠목재에서 올라왔다

자전거를 타고 내려갈 모양이다

멀리 리온CC 전경이 들어온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데

차들은 많이 주차되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은 어디에선가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산상골소류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곳에 오면 항상 억새를 가운데 두고 사진을 찍었었다

저 멀리 지리산을 배경으로 하고~~~ 

베틀바위

베를 한 짐 짊어지고 장사로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던 낭군을 그리워하며 베를 짜던 여인이

기다리다 지쳐 다른 사람과 눈이 맞아 베틀을 팽개치고 가버리자

베틀은 그 자리에서 돌이 되어

베를 다 팔고 돌아올 주인을 생각하며 천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천년을 더 기다리면 베의 주인이 나타날까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해가 바뀌어도 언제까지나 이곳에서

한없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것이다 


산상소류지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

돌탑이 많이도 생겼다

누군가가 지나가며

하나씩 쌓은 것일까

아니면 어떤 한 사람이 쌓은 것일까

누가 쌓았든 쌓은 정성이 묻어 있다

그 정성으로 복 많이 받길 바란다

내조에서 정상으로 달분재로 산상골 소류지로 내려오면

한 바퀴를 뱅 돌아 내려오는 것이다

같은 길을 되돌아 내려 오지 않아서 심심하지 않다

하루의 반을 투자하면

풍경도 보고 맑은 공기도 마시고

다리운동도 하고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혼자서 하는 묵언수행도 할 수 있다

일석여러조다

산을 내려오면서 벌써 산으로 올 날이 기다려진다


'2019년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산재(2019-2-2)  (0) 2019.02.02
모산재(2019-1-27)  (0) 2019.02.02
법계사(2019-1-20)  (0) 2019.01.20
모산재(2019-1-13)  (0) 2019.01.13
자굴산(2019-1-1)  (0) 2019.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