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네 번째 찾는 자굴산이다
앙상해져버린 산의 모습에
마음까지 황량해진다
시 73
아무리 슬퍼도
한 편의 시를 써야 하는 것처럼
아무리 슬퍼도
또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어깨에 진 짐이 무겁다고
눈물 뚝뚝 흘리면서도
언젠가
또 하루가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숱한 세월을 보냈다고 하나
오늘 하루만한 날은 없는데
내일을 살고 싶어 하는 나는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질렀던 것일까
눈이 오는 날
내 검은 발자국이 찍힐까 두렵고
노을이 붉게 물든 날
낙조의 발목을 잡을까 두렵다
점점 색바래가는 기억의 끝에
점점 뚜렷해지는 지난날의 기억
슬픈 지난날의 기억을 찢어내며
새로운 하루를 적어 나간다
고통스러운 하루를
서글픈 하루로 대체한다
차라리 눈물겨운 하루가 좋다
날씨가 맑아서
운이 좋으면 지리산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너무 날씨가 좋아서 공기 중의 수분이 많아져서인지
지리산 쪽은 부옇게 흐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토요일 모산재를 갔다오고
이어서 자굴산을 올라서인지 허리가 고장났다
걸음을 걷지 못할 정도로 고통이 따른다
이런 몸 상태로 지리산은 꿈도 꾸지 못하겠다
눈이 많이 내린 날에 가보고 싶은데, 어떡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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