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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흔적

의령 둘레길 걷기

by 1004들꽃 2010. 9. 19.

의령에서 출발하여 칠곡까지 갔다오기로 했으나 경로를 수정하여 화정을 넘어 의령으로 왔다. 의령에서 칠곡까지는 9.7km, 칠곡에서 화정 명주까지는 차로 이동하였고 화정 명주에서 의령까지는 16.3km, 그리하여 총 26km를 걸었다. 아침 9시에 출발하여 의령에 다시 도착한 것은 오후 6시 밥먹는 시간, 휴식시간 등을 합하여 총 9시간 걸렸다. 산길을 걷는 것보다 오히려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길로 닦아놓은 신작로는 깨끗했고 산뜻했다. 길섶으로 꽃들이 만발했고, 물길을 따라 이동했기 때문에 초가을의 풍경은 싱그러웠다.

 

 지나다니면서도 보지 못했던 냇물이 맑은 소리를 내며 흘렀고, 물길 주변으로 꽃은 제각각 피었다.

 

 코스모스를 보니 북천의 코스모스 축제(허수아비 축제?)의 수없이 피어 난 꽃물결을 보고 싶은 마음이 불쑥 튀어 올랐다.

 

 

 물은 보를 지나면서 하얗게 부서졌고 보 위의 물은 고요했다.

 

 흐르는 물이 너무 깨끗하여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사진 찍는 병에 걸린 신동환은 연신 카메라를 들이 대었다.

 홍의정 궁도장을 지나간다.

 

 

 산에서 왠 폭포가?

 벼들이 익어 고개숙이고  

 왜가리는 먹이를 찾아 냇물에 섰다. 

 말끔하게 단장된 가례 운동장. 인조잔디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보를 넘어 흘러내리는 물은 누부시게 반짝였다.

물길 옆으로 갈대가 한가롭게 흔들거렸다.

 

 

 칠곡면사무소 옆 새맛정 식당에서 제주도 흙돼지 고기를 구워 먹었다. 차를 가져오지 않았으니 소주도 마시고......

 

 화정 상정리 지석묘. 누구의 무덤일까? 나처럼 던적스러운 인간이었을까?

 

 

 

 

 

 

 화정 들판에는 마 수확이 한창이었다.

 

 하루에 26km를 걷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여정이다. 발바닥에 뜨끈뜨끈했고, 의령읍으로 돌아온 순간 피로가 몰려왔다. 비염과 편두통을 데리고 나선 여정은 그렇게 상쾌한 일만은 아니었지만, 의령에 살면서 의령을 둘러본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처럼 느껴졌다. 차로 이동하면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를 세 시간이 넘도록 걸어야 했다.그렇지만 차를 타고 가면서 보지 못한 것들을 볼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많은 것을 얻으려 하면 그에 비례하여 잃는 것도 많으리라. 아직도 나에게 하루 26km는 버거운 거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0년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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