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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흔적

의령 남산 둘레길(2011.4.2)

by 1004들꽃 2011. 4. 3.

충익사에는 돌담 너머로 벌써(?) 살구꽃이 만발합니다.

 수양버들은 세상을 향해 새순을 피워내는데 이 나무들은 얼마 후 잘려 나간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나무를 살리는 방법은 나무를 그대로 두고 충익사 쪽으로 한 차선을 더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충익사 돌담길이 정겹기는 하지만 요즈음 담을 없애는 추세이니 돌담길을 허물고 길을 낸다면 주변의 나무를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충익사 돌담과 붙어 있는 충익사 내에 있는 나무들은 불행해 지겠지요. 그 나무들을 충익사 내애 적당한 정소로 옮긴다면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메마른 나무들 사이로 진달래가 피고

 수월사를 지나 잠시 오르면 왼쪽으로 둘레길이 시작됩니다

 길 옆으로 진달래가 만발해 있습니다. 소나무 숲길이어서 길의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져 오고, 한적한 길은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연분홍 꽃잎은 너무 맑아서 투명하기까지 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몰랐는데 카메라의 자동기능 때문에 가까이 있는 것만 선명하고 멀리 있는 것은 희뿌옇게 나오는 군요. 카메라에 대하여 연구를 더 해봐야겠습니다.

 둘레길을 돌다보면 의령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 옛날 초등학교 시절에는 남산에 돌아다니는 것이 일이었지요.그때 다니던 길이 이렇게 넓어져서 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할일없이 집에 있기 싫으면 무작정 남산을 찾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자굴산에 가려면 버스를 타고 칠곡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에 차비가 없어서 그냥 남산을 찾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요즈음 같으면 걸어서 자굴산을 갔다가 다시 걸어서 집으로 돌아와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그 당시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요. 이제는 체력이 따라주지 못해 걸어서는 도저히 자굴산까지는 갔다오지못할 지경이라 아쉽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집에서 걸어서 자굴산을 넘어 오는 일을 꿈꾸어 보아야겠습니다.

 대밭을 가로질러 길을 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산을 내려오곤 했습니다. 뱀도 많았을텐데 생각없이 다니다보니 물리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면 감히 내려갈 엄두도 못내겠지요. 그 옛날 대나무 밭에서 목메어 자살한 사람도 있었다고 하지요. 그래서 더욱 서늘한 대나무 숲길이었습니다.

잘라낸 대나무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있었습니다. 어쩌면 흉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엄두도 못내겠고, 처음부터 잘라 낸 대나무들을 따로 처리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왕에 내는 길이라면 매끈하고 주변 환경도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대숲에는 서늘한 바람이 있습니다. 혼자서 걸어거면 등이 오싹한 느낌. 대나무가 불어내는 숨결입니다. 밀집해 있는 대나무들은 제 색깔을 내지 못하고 희뿌옇게 흐려져 있었습니다. 대나무 숲을 잘 가꾸면 좋은 휴식처가 되지 않을까요.

 대숲을 지나면 첫번째 다리가 나옵니다. 계속 다리가 나오지만 운치는 없습니다.

 두 번째 다리

 세 번째

 사거리가 나옵니다.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체육시설있는 곳으로 가고 앞으로 가면 계속 둘레길입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왼쪽으로 내려가면 구룡마을이 나타납니다. 

 네 번째 다리

 다섯 번째 다리

 여섯 번째 다리. 마지막 다리입니다. 나무로 만들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을 플라스틱 재질과 쇠로 만든 다리는 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차라리 있는 길을 그대로 연결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랬다면 비용도 적게 들었겠지요.

 소나무가 길 위로 비스듬히 누워있습니다.

 둘레길 공사의 끝 지점입니다. 위로 올라가면 정상으로 가는 길입니다

 기존의 임도와 연결되어 있어서 임도를 따라 걷기로 했습니다 

 길은 참으로 아름답게 나 있더군요. 자연훼손이긴 하지만……. 영화 촬영을 해도 되겠습니다. 옛날 완행버스가 다니던 길처럼.

 대숲 사이로 난 길은 그 옛날 아련한 추억을 상기시켜 줍니다.

길도 물처럼 굽이쳐서 어디론가 갑니다. 이 길을 계속 따라가면 산을 넘어 중리에 있는 홍의수련원까지 가게 됩니다. 거기서 하천을 따라 걷는 맛도 괜찮습니다.

 이 먼 산 속까지 누가 의자를 가져다 놓았을까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저 멀리 친환경 골프장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다시 정상으로 가는 길입니다.  

 간벌작업으로 군데군데 소나무 가지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드디어 정상입니다.

정상에서 체육공원을 통해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체육공원입니다.

 고분군은 아직 겨울입니다. 새파란 잔디가 올라오면 봄이겠지요. 봄은 땅 속에 잠시 쉬고 있는 것이라 일교차가 심한 지금의 날씨는 기분이 나빠서 나오기 싫은 모양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나오겠지요. 파릇파릇 잔디의 새순이 나오면 산은 온통 푸르고 찬란해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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