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75

by 1004들꽃 2017. 12. 9.


시 75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하늘 높이 날아갈 수 있다
물 위를 걸으며
새들과 이야기 할 수 있다
나만의 이야기를 담은 춤을 출 수 있고
한을 풀어내는 춤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못 다한 사랑 이야기를 만들 수 있고
없었던 첫사랑의 인연도
만들 수 있다
고백하지 못하고
마음에만 담아 두었던 사연을
글자로 눌러 쓸 수 있고
말이 되지 못한 이야기를
소리 없는 글자로 기록해 둘 수 있다
땀에 절어 쉰내가 진동하는 작업복
막걸리 한잔으로
겨우 하루를 보내는 독거노인
한파주의보 내린 시장 바닥에서
아픈 허리로 주저앉아
꼼짝도 하지 않는
채소 장수 할머니를 생각할 수 있다
흐린 하늘 아래 시든 풀잎처럼
사랑은 그저 봄꽃이 피어 있는 동안
다만 사치스러울 뿐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77  (0) 2017.12.11
시 76  (0) 2017.12.09
시 74  (0) 2017.12.08
시 73  (0) 2017.12.06
시 72  (0) 2017.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