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4
가만히 앉아 잠들고 싶은 곳
멍하니 있어도
조급하지 않는 곳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을 때
나도 모르게 찾고 있는 곳
혼자이고 싶을 때
혼자가 될 수 있는 곳
푹 눌러 쓴 모자 밑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눈동자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
고개를 들면
지나간 일들은 그저
지나간 일일 뿐이었다고
귓전에 속삭이는 소리
살아 온 날들을 사랑하는 시간
상처 입은 것들을 털어버리고
빙긋 웃을 수 있는 시간
매일 일어나
매일 잠이 들지만
아침이면
다시 일어날 것을 믿으면서
힘을 얻는 곳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내 인생의 충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