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일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얼굴
슬쩍 건드리며 지나가는 손길
숨 쉬는 일처럼 익숙한 나날
살아가는 일이 무엇일까
떠오르지도 않는 생각
어쩌면 없었던 생각
억지로 만들어내는 생각
그러다 생각에 빠진다, 멍하니
이해할 수 없는 그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도 나를 이해하라고 한다
이해한 것처럼 서로 싱긋 웃는다
자꾸 애절해지고 싶다
슬퍼지면 누군가 봐줄 것 같아서
시에 눈물이 많아진다
자꾸 울다보니 그칠 시기를 놓쳐버린다
매일 우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물소리 바람소리 글자로 바꾸고 귀 기울여 본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소리글자를 만들었다던데
마누라 젖을 만졌더니
신경질 내는 소리가 난다
내가 아니면 누가 만져줄까 변명을 한다
시를 만지면 어떤 소리가 날까
귀 기울여도 소리는 나지 않고
공허한 변명만 허공에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