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4
추억할 그 무엇도 없는 세월을
억지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어떤 것도 기억하기 싫은 까닭에
이제는 술을 마신 다음날이면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다
나는 어디에서도
울 수 있는 상황을 발견하지 않는다
울어야 할 상황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다
내 지나간 청춘의 날들은
그래서 불쌍하다
불쌍한 내 청춘의 날들을 위하여
나는 속으로 울었다
울지 못해서 우는 것이다
우울한 청춘을 보낸 나는
슬픈 노년을 맞이했다
두 눈가에 걸린 푸른 하늘도 슬프고
잿빛 땅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