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아느냐고 물었을 때 안다고
대답해야 하는 것일까
모르냐고 물었을 때
모른다고 대답해야 하는 것일까
아는 것이 모르는 것이고
모르는 것이 아는 것인데
오로지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은
해석할 수 없는 환청으로 서걱거렸다
세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세상은 다만
가슴 속에서만 퍼득이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할 지 알 수 없었지만
나의 걸음은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그곳이 세상의 끝이지만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길 끝에도 언제나
길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