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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향기

살아가는 것이 시가 되고

by 1004들꽃 2013. 7. 5.

살아가는 것이 시가 되고

 

 

마음 한 구석이 우울해지는 것은

때 늦은 가을비가 내리는 것은

한여름 무성했던 이파리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는 것은

한 해의 마감을 재촉하는 낙엽소리가

황량한 겨울바다를 적시는

쓸쓸한 파도소리가

문득 아름답게 들리는 것은

문득 펼쳐든 수필집에서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읽게 된다는 것은

잠자는 아이의 눈썹을 바라보는 것은

딸아이가 엄마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을

슬그머니 엿듣고 있다는 것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던 일을 마무리하고

시원한 맥주 한잔 들이키는 것은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는 것은

맑은 가을 햇살 아래 펄럭이는 눈부신 빨래를 보며

진한 커피 향에 젖어보는 것은

한 해의 마지막 날

붉게 지는 저녁노을에 취해보는 것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마음에 쏙 드는 시 한 편 완성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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