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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봄밤

by 1004들꽃 2023. 3. 14.

봄밤


꽃잎에 몸을 싣고 정처 없이 흘러간다
불빛은 오직 한 쪽으로만 기울고
꽃잎에 실린 몸은 향기 따라 출렁인다
한 번 떨어져 버린 꽃잎이야 제 할 일을 했다지만
갈 곳 잃은 나그네는 어디로 가야하나

가로등 아래 연분홍 꽃잎 나부낀다
이 꽃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
무심코 지나쳐버린 세월이 꽃잎처럼 흩어져가고
흩어지는 세월 속에 우두커니 선 나그네
머리가 하얘지도록 움직이지 않는다
봄밤 흩어지는 꽃잎이야 원망할 것도 없고
돋아나는 초록 잎사귀는 꽃잎의 기억이 없다

어느 곳이든 닿을 수 있겠지
사랑하지 못했던 사랑을 위하여 편지를 쓴다
내 쓰디쓴 사랑을 담아 편지를 쓴다
그대 다시 화사한 벚꽃으로 피었으면 좋겠다
먼 곳 다가가지 못할 그곳
먼 산 쳐다보며 당신 생각에 잠 못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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