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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흔적

모산재(2019-5-25)

by 1004들꽃 2019. 5. 25.

오랜만에 나선 산길

오월이 다 익어서 장미는 필대로 다 피었다

이제 떨어질 날만 남은 것이다

사람들도 이렇게 화려하게 피고 지는 것일까  

한 번도 피지 못하고 떨어져 버리는 것도 있다

꽃봉오리로 맺힌 것들도 때로는 꽃이 되지 못하고

떨어져버리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꽃이 되지 못하는 것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왜 꽃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를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꽃이 되면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도 꽃이라고 불러 주지 않아도

스스로 꽃이 되어 향기를 만들어서

먼 곳까지 향기를 보내면 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채봉은 멀리가는 향기에서 은은한 풀꽃의 향기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아무도 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풀꽃이

가장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향기를 보낼 수 있다고~

사람들 각자에게는 각자 특유의 향기가 있다

그 향기를 잘 살려서

불특정한 다수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것만 보이는 구제불능 이기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어른이라는 소리를 듣는 위치에 있게 되고

존경할 수 있는 어르신이 되어야 하는데

초등학교 학생보다 못한 어른이 많다

모든 판단능력을 상실하고

자기 주장만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어른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을 지방자치가 멋지게 해 놓았다

한 표를 더 얻기 위해 모든 것을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법에 맞지 않는 일을 강요하고

그와 더불어 사회는 해결할 수 없는 갈등으로 치닫게 된다

이제 어른은 하나도 없고

유치원생들만 가득차 있다

과자를 두고 많이 먹기 위해

서로 치고 받으며 싸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계절마다 거짓말하지 않고

일 년 동안 시기에 맞춰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색깔을 보여 주는

자연과 같이 살아갔으면 좋겠다

자연은 서로 갈등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품어서 서로 상생해 나간다

산에 오르면서 자연을 지켜보면

자연이 주는 모든 색깔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다가오는 색깔이 모두 시가 될 수 있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된다

사람의 힘으로는 이렇게 바위로 병풍을 만들지 못할 것이다

자연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날이면 날마다 싸운다

싸우는 것이 직업이나 되는 것처럼

한국 제일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는 곳인데

이곳에 묘를 쓰면 효자가 태어나고 자손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는 반면

온 나라가 가뭄으로 흉작이 든다하여 명당자리일지라도 누구도 묘를 쓰지 못하는 곳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국회를 보면 이곳에 묘를 쓴 사람이 참으로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출세를 하여 부모에게 효도를 했으니 효자로 태어났을 것이고

돈을 많이 벌어서 자자손손 부귀를 누릴 테니 예언이 틀리지 않은 모양이다

덕분에 나라는 매일매일 망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하는 말이 있듯이

죽기살기로 당파싸움이나 하고 서로 헐뜯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형색들이

빠지면 옆사람 죽는 줄도 모르고 두는 바둑처럼 바둑놀음에

국민들은 피폐한 세월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이나 추석 등등의 연휴가 되면

공항에는 왠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아이들 공항 구경시켜주려고 아이들을 데리고 공항에 가서

몇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사람보는 재미도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들의 신선노름(바둑놀음)을 멍하니 지켜보며

내 도끼자루가 썩는 줄도 몰랐던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득도바위가 어딘지 묻는 사람이 많았다

저쪽으로 가면 됩니다라고 이야기했지만

속으로는 불두암인데요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혼자서 지어낸 이야기다

바위의 모습이 마치 부처의 얼굴 옆모습처럼 생겨서 그렇게 붙였다.

나 혼자만의 "불두암"

그냥 보면 바위를 몇개 얹어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머릿속에 부처의 모습을 그리고 보면

영낙없이 부처의 옆모습이다 

귀에는 소나무 귀걸이를 하고 있는 ~~~~

영암사 옆에는 다랑이 논들이 많이 보인다

남해에도 다랑이 논이 많지만~

그래서 괸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곳의 다랑이논이 더욱 실감난다

남해의 다랑이논은 소에 쟁기를 걸고 논가는 시연을 보이기도 하는 연출된 것이지만

이곳의 다랑이 논은 직접 농사를 짓는 논이다

지금 논에 물을 대놓고 있다

며칠 지나지 않아서 모를 심은 논에는 푸른 바람이 불 것이고

개구리가 목이 터지도록 울 것이다

국사당 옆의 소나무다

웅장하지만

사진을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보인다



모산재 아래 마을에 뭔가를 만들고 있는데

계속 다니다보면 무엇을 만들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곳에 이렇게 큰 돌들이 있었는지

다른 곳에서 가지고 왔는지는 알 수가 없다

산에서 보내는 하루는 상쾌하다

상쾌함을 몸에 간직하는 시간은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직장을 계속 다니기 위해서는

매주 산에 와야 한다

산에 가지 못하고 일주일을 보내는 것은 고난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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