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 나들이
모산재를 찾았다
계속 모산재를 오른다
혼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산행이라고 했다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갈 곳이 없어서?
이도저도 아닌
그냥 산을 찾아서 가는 것이다
산의 초입에서
만개한 벚나무를 본다
아직 피지 않은 꽃도 있지만
서둘러 핀 꽃은 서둘러 떨어질 것이고
늦게 핀 꽃은 무러익은 봄과 함께
나그네들을 맞이할 것이다
길가에도 꽃이 피고
산에는 진달래가 만개했다
깃도 꽃으로 피었다
그들의 산행을 알리기 위해서기 보다는
그저 깃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
이곳에 깃을 단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산행의 핵심은 구름이다
계속 비가 내렸고
하늘은 흐렸다
이렇게 맑은 날
하늘이 완전히 께끗해지지 않은 생태에서
구름은 두둥실 온 하늘에 떠 있다
하늘이라는 것은
구름이 있어야만 제모습을 갖추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
거꾸로 생각해서
구름은 어디에 있는가?
구름은 하늘에 있다
구름을 안을 수 없는 하늘은 있을까
발끝을 휘감는 구름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구름은 그냥 란개라고 치부해 버린다
하늘을 수놓는 구름이어야 진정 구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하늘은~~ 구름없는 하늘은 하늘이라고 할 수 있는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도 있지만
그것은 잠시 느껴 보는 것
구름이 둥실 떠 있어야만 하늘인 것이다
철쭉이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준비하고 있다
터뜨리려고 하는 잎몽오리에 진이 배어 나왔다
잎이 먼저 피고 꽃이 피는 것과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중에 피는 것이 있는데
꽃이 먼저 피는 것을 참꽃이라고 하고
잎이 먼저 피는 것을 개꽃이라고 한다
진달래는 참꽃이고 철쭉은 개꽃이다
진달래는 약에 쓰고
철쭉은 독이 있어서 동물도 먹지 않는다
아름다운 구름을 이고 있는
마을 전경?
마을이라기보다 영암사의 전경이다
사람들이 매달아 놓은 깃이 꽃이 되었다
소나무도 오래되면
꽃을 피우는가
꽃이 피지 않기에
사람들이
하나씩 달아 놓고 간 깃이
꽃이 되었다
오색 찬란한 꽃이 되었다
오랜만에 데리고 나온
그림자가 선명하다
산과 바위와 구름과 하늘의 조화
당연히 그중 압권은 하늘이다
돛대바위
발이 저 멀리
대기소류지 광경을 쳐다보고 있다
건너편 감암산 전경을 쳐다본다
날이 좋아지면
저쪽 감암산 구간을 한 번 걸어 보아야겠다
지난주 눈으로 덮였던 산은
눈을 깨끗이 치우고
맑은 하늘아래 싱그롭다
이것은 주상절리라고 해야 할까
국사당 옆의 소나무
맑은 날씨와는 달리
바람이 많이 불었다
걸어가는 사람을 찍어 누르듯 밀어붙이는 바람에
정신이 빠질 정도였지만
이곳에는 바람이 불지 않는다
마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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