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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두려움

by 1004들꽃 2019. 12. 10.


두려움


텔레비전 화면을 멍하니 들여다 본다
아나운서의 목소리보다
아래쪽에서 흘러가는 자막에 더 눈이 가는데


올해 천국 전입자 전무(통계청 제공) 좀비국회 속임수 국민 단식 해산


온갖 불신 의심 난무하는 세상
죽은 사람이 아무도 천국에 가지 않았다면
모두 지옥에 간 것일까
아무도 없는 천국에 가기는 외롭고 두려워서


죄를 짓기로 했다


죽어서도 익명의 사람들이 북적이는 지옥에 가고자
가난한 사람을 외면하고
불의에 맞서지 않고
뻔한 거짓말도 밥 먹듯 하고
씹던 껌을 차창밖으로 뱉어 버리고
길을 가다가 문득
가래를 뱉으며 일탈을 즐긴다


매일 아무도 없는 천국에서 떨고 있는 꿈을 꾼다


매일 싫은 사람을 지옥에서 만나는 꿈을 꾼다


천국과 지옥이 모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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