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
수족관 속에
화려한 무늬를 뽐내며
어슬렁거리는 물고기를 보고
우린 열대어라고 한다
그들의 고향도
이력도 모른 채
나폴거리는 지느러미를 보며
그저 열대어라고 한다
그들을 알고 있는 자 있겠지만
그들이 누군지 나는 모른다
어떤 여자가 다가와
몇 가지를 물어본 후
커피를 탄다
기분 좋을 땐 생으로 마시고
그렇지 않을 땐
그저 주는 대로 마신다
그녀의 이름도 출신지도
아무 것도 모른 채
커피 잔을 비우고
빈 담배 갑을 구겨 쓰레기통에 박고는
다방의 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