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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다방

by 1004들꽃 2011. 6. 6.

다방

 

 

수족관 속에

화려한 무늬를 뽐내며

어슬렁거리는 물고기를 보고

우린 열대어라고 한다

그들의 고향도

이력도 모른 채

나폴거리는 지느러미를 보며

그저 열대어라고 한다

그들을 알고 있는 자 있겠지만

그들이 누군지 나는 모른다

 

어떤 여자가 다가와

몇 가지를 물어본 후

커피를 탄다

기분 좋을 땐 생으로 마시고

그렇지 않을 땐

그저 주는 대로 마신다

그녀의 이름도 출신지도

아무 것도 모른 채

커피 잔을 비우고

빈 담배 갑을 구겨 쓰레기통에 박고는

다방의 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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