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 숲가에 멈춰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이게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 것도 같다
하기야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눈 덮인 그의 숲을 보느라고
내가 여기 멈춰서 있는 걸 그는 모를 것이다
내 조랑말은 농가 하나 안 보이는 곳에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이렇게 멈춰서 있는 걸 이상히 여길 것이다.
무슨 착오라도 일으킨 게 아니냐는 듯
말은 목방울을 흔들어 본다.
방울 소리 외에는 솔솔 부는 바람과
솜처럼 부드럽게 눈 내리는 소리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답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좋은글초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을 위해 선한 일을 (0) | 2017.02.16 |
---|---|
속초에서 / 최영미 (0) | 2017.01.04 |
가을에는 (0) | 2016.12.08 |
혼자라는 건 (0) | 2016.12.08 |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0) | 2016.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