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초대

눈 내리는 밤 숲가에 멈춰서서

by 1004들꽃 2016. 12. 9.

눈 내리는 밤 숲가에 멈춰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이게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 것도 같다
하기야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눈 덮인 그의 숲을 보느라고
내가 여기 멈춰서 있는 걸 그는 모를 것이다


내 조랑말은 농가 하나 안 보이는 곳에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이렇게 멈춰서 있는 걸 이상히 여길 것이다.


무슨 착오라도 일으킨 게 아니냐는 듯
말은 목방울을 흔들어 본다.
방울 소리 외에는 솔솔 부는 바람과
솜처럼 부드럽게 눈 내리는 소리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답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잠자기 전에 몇십 리를 더 가야 한다.



'좋은글초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을 위해 선한 일을  (0) 2017.02.16
속초에서 / 최영미  (0) 2017.01.04
가을에는  (0) 2016.12.08
혼자라는 건  (0) 2016.12.08
어느 입술이 내 입술에 키스했는지  (0) 2016.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