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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노인

by 1004들꽃 2020. 9. 19.

노인들의 모습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
나도 노인이 되어가기 때문일까?
혼자 있는 노인들을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을의 정자나무 옆에 만들어 놓은 정자에 모여 앉아
해가 질 때까지 뭔가를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
정자에는 선풍기 냉장고 베개 간편한 이불 등
웬만한 사람들은 숙식을 해도 좋을 만큼 갖춰 놓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 같고
아니면 무심코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릴 때는 친구 집 앞에 서서 고함을 질렀다
나오라고, 나와서 같이 놀러 가자고
그렇게 편을 갈라 놀이도 하곤 했다
세월이 많이 지나 혼자서 지내는 일이 많아지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친구들과의 만남도 없어졌다
혹시 만나는 일이 있더라도 이해관계가 깔려 있기 마련이다
혼자 집에 있는 노인들은 끊임없이 밥이나 음식을 한다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만큼의 음식을 해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식사를 대접한다
식사를 대접하기보다 사람을 만나기 위한 방편인 것으로 보인다
-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혼자 있고 싶은 사람은 식사에 끌려가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다
그러면서 불만이 쌓여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을 표출할 수 없다
그렇게 인생은 흘러가는 모양이다

 

살아가면서 가장 큰 소원이요 목표가 있다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여 병 없이 살아가다가
힘이 빠지면 다음날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식들이 모시기 싫어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들어간 노인들에게
잠자는 약을 많이 투여하고 있으며
불법으로 약을 투여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텔레비전에 며칠 동안 방영 되었다
현대식 고려장이라고 한다
어쩌면 그 시절에 했다는 고려장보다 더한 일인지도 모른다
고려장은 실재했다는 기록은 알려진 것은 없다고 하며
부모공경을 강조하기 위한 풍습이 사회 전역에 확산되어 있었는데
일제 강점기 때 일본에서 행했던 노인들을 산속에 버리는 풍습을

조선에서 행하는 풍습이라고 날조한 것이란 설이 있다고 함
코로나19 확산으로 요양원이나 병원에 면회가 금지 되어 있는 상황에서
더욱 심한 고려장적인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시끄럽다고 잠 오는 약을 먹이는 일이 없도록
요양병원 등에서 간병인 보수를 현실화하고
옆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병실을 늘리는 등
환자가 편안하게 있을 수 있고 병원으로 보낸 자식들도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자식들도 모시기 싫어서 병원으로 보낸 이상 할 말도 없겠지만
요양병원의 환경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고
요양병원에 간 이상 더는 생각도 행동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그래서 하늘나라로 돌아가셔야만 자식들과 대면할 수 있는 실정이다
국가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가는 길을 편안하게 잘 닦아주었으면 좋겠다

 

 

시간의 흐름


벽에 붙여놓은 알파벳 발음기호표를 가리키며
무엇인가 발음하는 아이를 보고
우리 애가 혹시 천재가 아닐까 생각하면서부터
아이는 불행해지기 시작했다

 

부모가 직장을 다니기 위해
아이는 왜 가는지도 모르고 서너 군데 학원에 맡겨지고
(직장일이 바쁘면 다섯 군데도 갈 수 있다)
교육을 받기만하면 천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고개들어보니
공부보다 게임을 더 잘 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사람과 살아가는 것 보다
게임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방문을 잠그는 습관에 익숙해져 있었다
학교에서 배우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누군가를 이기는 방법을 찾았고
모든 것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돈을 벌기 위해 아이를 학원에 맡겼는데
돈을 벌기 위해 부모는 요양원에 맡겨진다
요양원에서 얼마간 지내다보면
정신이 멀쩡했던 사람이 몽롱해져서
창밖만 바라보는 사람이 된다

 

성인이 다 된 아이는
요양원 비용을 벌기 위해 직장에 다니고
직장에 다니다보니 부모를 찾아볼 시간이 없다

 

아이는 사진 속에만 있고
사진만 들여다보는 사람은
요양병원에서 주는 뭔지 모를 약을 먹고 잠이 드는 날들이 많아졌다

 

요양원에서는 사람이 많아도 혼자다
요양원에서는 한 곳에 모여서도
각자 어딘지 모를 허공을 쳐다보고 있다

 

직장에 다니기 위해 아이들을 학원에 보냈을까
학원비를 벌기 위해 직장에 다녔을까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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