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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남산

by 1004들꽃 2014. 1. 7.

 

남산

 


당신을 만났을 때 나는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코흘리개였습니다
당신을 짓밟고 파헤쳐도
당신은 그냥 생각 없이 받아주었습니다
당신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 긴 세월을 보낼 수 있었을까요
나뭇잎 사이로 얼핏얼핏 보이던 눈부신 햇살도
당신의 품 안에서 고요했습니다
당신을 만나던 세월이 추억이 되던 날
다시 당신을 찾았습니다
당신이 이토록 아름다운지 알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품안에 있던 큰 소나무는 없어졌지만
다시 자라나는 소나무들이
아이들을 부르는 찬란한 소나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늙은 몸을 끌고 당신을 찾아도
당신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
지친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당신 때문에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쉘 실버스타인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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