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그럭저럭 살아온 세월이
살아갈 나날보다 많은 것 같다
그럭저럭 잘 넘겨 왔다고 생각되지만
자꾸 뒤가 쳐다보이는 것은
아직도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지
욕심을 버리는 일이
욕심을 가지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알고 있다는 그것뿐
그런대로 됐다고 넘어간 적이 없는 것 같다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잘못된 일이라 생각되는 일들을
셈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느 순간 외면하고 먼 산을 쳐다보곤 하던 나는
나에게만 관대해져서
그럭저럭 잘 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남들에게 나의 실수를 셈 당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그럭저럭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그럭저럭이 성공하려면
너의 일들도 그럭저럭 보는 것이다
모두가 그럭저럭 살아가면
세상이 그럭저럭 되어갈 것이다
살아갈 나날들을 그럭저럭 살아가면
한 번씩 씨익 웃을 수 있겠지
한 번씩 버럭 소리도 지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