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그녀의 계절

by 1004들꽃 2020. 3. 4.





시를 쓰는 일

때를 놓쳐 칭찬하지 못했던 일 한꺼번에 모아서 할 수 있다. 운율과 함축적 언어가 없어도 진심을 담아낼 수 있고 은유를 핑계로 비판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은 일을 메모장의 한 귀퉁이에 적어 두는 일 무엇보다도 우울해져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말 훗날 들춰보면 추억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차곡차곡 재워 두는 일이다. 만날 때마다 늙어가는 사람들과 누군가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시를 읽지 않은 것 같고 매일 시를 쓰는 사람은 점점 말이 없어져 간다. 살아가는 일상이 기억에 남지 않는 허무한 영화를 본 것처럼 흩어져 갈 때 일상과 일상의 경계를 만들기 위해 시를 쓴다. 발걸음마다 날개를 달고 지나온 날들에 향기를 뿌린다. 똑같은 시간을 거쳐 오면서도 시와 함께한 시간은 풍성하다. 온 세상의 지붕마다 시가 내리고 사람들의 어깨마다 향기로운 꽃비가 내리면 너와 내가 쏟아낸 말이 위로의 말이 되고 부딪치던 말이 서로 화해의 꽃을 피우고 너를 칭찬했던 말이 오히려 나에게 용기가 된다. 훗날 어떤 모습으로 있었으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그 어떤 찬사나 평가, 위로의 말도 필요 없다. 그냥 살아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차례∥

글쓰기 4

1 세상은 제멋대로 흘러가고

첫눈이 오면 12
들꽃 13
눈물 14
북극성 1 15
북극성 2 16
북극성 3 17
운주사 18
운주사에서 19
선운사에서 20
해인사에서 1 21
해인사에서 2 22
미안하다 23
술 취한 사내 24
술을 마시며 25
폐경 26
그림 27
돌아가지 못할 시간을 위하여 28
한파주의보 30
동창회 다녀오던 날 31
골목길 33
편지 35
이름 1 36
이름 2 37
이름을 생각한다는 것은 38
숨겨진 이름 40


2 당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

살아가는 일 44
회상 45
노래 47
눈꽃 48
분향소에서 49
동냥그릇 50
벌 51
송광사에서 52
기다리는 나날 53
같이 걷는 길 55
기다림 57
찾고 싶은 것 58
지나가는 것 59
가을 냄새 61
집 63
구절초 64
바람과 강물 66
밥 1 68
밥 2 70


3 조금은 다르게도 살고 싶었는데

늦게 핀 장미 74
산에서 얻는 풍경 75
떠나가는 길 77
지리산 1 79
지리산 2 80
지리산 3 81
깃발 82
야구 83
칼 85
가을에는 1 87
가을에는 2 89
그럭저럭 91
좀비 93
헌혈 95
낙조 97
글자를 읽다 99
탈춤 101
백화점 103
두려움 104
침을 뱉는 일 106
하루를 보내는 단상 107
꿀 먹은 벙어리 108
비 내리는 날 109
놓친 물고기 111
이극로 113
이순신 115


4 그녀의 계절

돼지국밥 120
나이 들어가는 일상 121
울컥 122
눈물 124
피의 온기 126
먼 하늘을 보며 128
나이 130
단순해지기 132
소나기 134
하필이면 135
내가 아프고 말게 137
사랑하는 사람들 139
그녀의 계절 141
고백 143
쓸쓸한 계절 144
시간낭비 145
그리움에 대하여 146
생일 148

시를 쓰는 일 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