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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가을 냄새

by 1004들꽃 2018. 9. 17.



가을 냄새


먼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다
하늘 끝까지 날아갈 듯하다
지나가지 않을 것 같았던 폭염도
힘없이 자리를 내 놓은 계절
텅 빈 듯한 허전함에
어깨가 시큰둥해지는데
아침저녁으로 전해져오는
가을 냄새가 코끝으로 느껴지면
뭔가 새로 시작해도 될 것처럼
가슴이 요동친다
무심코 뱉어 내던 일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던 일
사소한 일들을 사소하게 했던 일
가을 냄새가 전해져오면
나뭇잎을 바라다보고
산이 익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한다
더 추워지기 전에
내 얼굴에 겹쳐오는
주름살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더 늦기 전에
귓전에 전해져오는 속삭임에
귀 기울여야 한다
가을에는 가을 냄새 가득한
가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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