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가을날
나서는 길이 춥게도 느껴지는 계절이다
내조로 가는 길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자굴산의 정통 등산코스
내조에서 절터샘을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길 - 여러 구간 중에서 제2구간이다
가을하늘아래 우뚝 솟은 자굴산
산길 초입에서 만난 하트 모양의 솔방울
누가 만들어 놓았을까?
차마 건드리지 못하고 그대로 두고 간다
적당히 내려 앉은 햇살을 밟고
가을산의 한복판으로 향한다
카메라의 아무 버튼이나 누르다가 찍어버린 사진
힘든 오르막 길을 걷다가 잠시 휴식.
언제까지 이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다음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산에서 하루를 보낼 생각을 해보아야겠다
여태 무심코 지나쳤던 바위.
곰의 형상이다
사진을 계속 찍어대는 이유는 다리가 지쳤기 때문이다
지침없이 앞만 보고 계속 가는 길이 결코 아름다운 길은 아닐 것이다
쉬어 가면서 풍경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주변인으로 만들어버린 일은 없는지
데리고 가야할 사람을 버리고 후회한 일은 없는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느리게 가는 사람들보다
제법 많은 것을 놓치지 않았는가 생각해보는 것이다
사랑바위다
참으로 오랜만에 이 바위를 본다
푸른 하늘 아래 적당히 내려 앉은 단풍
햇살에 눈부신 단풍
단풍 각자는
각각의 색깔로 자신을 드러낸다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형형색색의 단풍
목조 계단의 색깔과 함께
모두 가을이 된다
멀리 지리산의 모습이 보이건만~~
다가갈 수 없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눈 쌓인 지리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굴산에도 눈이 내린 날
지리산과 자굴산의 눈구경 생각에 잠시 빠져본다
푸른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사람들
멀리 지리산의 모습에 자꾸 눈길이 간다
올라 가면서 보지 못했던 것
내려오면서 본다
누군가 일부러 쌓았을까
아니면 지나는 사람들이
하나씩 하나씩 놓은 돌이
저렇게 돌탑이 되었을까?
내려오면서 세 군데 쉬면서 내려왔다
내려 오면서 쉬는 것이 보다 여유롭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산에서 하루를 보내겠다는 생각이면
계산할 필요는 없겠지만
하루 중 자굴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면
내려오면서 자주 쉬는 것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많을 것 같다
평소 보지 못했던 것들을
쉬는 시간에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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