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된 날
정용철
이제야 아버지가 된 것 같다.
딸과 아들이 서른이 넘고
내가 예순이 지난 지금에야
아버지가 된 것 같다.
그동안 나는 하나씩 배우면서 아버지가 되고 있었다.
권위나 능력보다
따뜻한 눈빛, 부드러운 말,
밝은 웃음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다.
잘 사는 것은 소유나 지식의 높음이 아니라
마음의 낮음과 생각의 깊음인 것을 배웠다.
아이들은 내 말을 듣기보다 내 삶을 보면서
세상을 알아가고 인생을 사랑해 간다는 것을 배웠다.
아이들의 몸은 빨리 자라도
마음은 느리게 자라므로
자기를 알고 자신을 넘어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아버지가 된 날
나는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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