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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흔적

노고단(2017-7-2)

by 1004들꽃 2017. 7. 2.

비가 온다는 예보에 따라 노고단을  보기로 했다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는 계절은

바로 장마가 시작되는 이 계절이다 

운해는 다른 계절에도 많이 볼 수 있지만

우산을 쓰고 비를 맞으며 걷는 것도 제법 재미있는 일이다

이곳까지 오는 길이 상당히 멀게 느껴진다

빨리 도착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조바심이 쳐져서 그런가?

비에 젖은

길과

나무와

사람들

안개로 보이는 이 장면은

구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먼 곳에서 보면 구름으로 보일 것 같다

아니라해도

지금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그냥

구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구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렇게 설명까지 하지 않는가?

맑은 날 이곳에 오면

저 멀리 굽이치는 섬진강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비오는 날에는 볼 수 없다

무넹기

한꺼번에

몰려오는 해무 때문에

별안간 앞이 캄캄해진다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했다

영화의 한 장면같지 않은가

80년대 천왕봉에서 이곳까지 와서

기쁨의 눈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안도의 큰 숨을 내쉬었던 생각이 떠오른다

그 때도 이렇게

하얗게 뒤덮인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 주었다

이 건물도 참 오래 되었다 생각해 본다







노고단에 도착했다

맑은 날

흐린 날

비가 오는 날

언제든지

와 보고 싶은 곳이다

바람으로 인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다

오면서 젖었던 옷이 다 마를 정도다

표지석의 뒷면에는

글씨를 새긴 사람과

언제 글씨를 새겼는지를

음각으로 새겨 놓았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다

맑은날 시간을 내서

사진을 짝어보겠다고 생각을 해 본다




물줄기를 돌린 물이 흐르는 모습이다

반대쪽으로 흐를 물의 일부가 관을 통과하여

이곳으로 흐르며 폭포를 이루고 있다



신기하게도 마을 쪽에는

햇살이 자리잡고 있다

아마도 이 곳의 맑은 날은

일년에 며칠 되지 않을 것이다 


이 녀석과 사진을 찍지 못하는 이유는

나를 찍어줄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저 녀석 곁에 두고

사진 한 장 찍는다!

구름 속의 산책을 끝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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