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서 비롯되다
내 입술을 빠져나간 독설이
공기 속으로 퍼져 나가고
그 공기가 들판으로 나가
바람을 일으키고 싹을 틔운다
독설을 먹고 탐스럽게 익은 열매를
내가 먹고 사랑하는 사람이 먹는다
몸속으로 나의 독설이 흘러든다
독설은 내 속에서 다시 피어나고
더 지독한 독설을 토해낸다
독설이 돌고돌아 세상을 덮고
세상의 모든 생명이 시들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말하지 않고 그저 웃고만 있을텐데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은 무표정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 비롯되었다고
지나간 것은 돌이킬 수 없다고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시가있는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구에서 사람이 사라지는 날 (0) | 2011.04.05 |
---|---|
나에게서 비롯되다 - 1 (0) | 2011.03.23 |
봄눈 (0) | 2011.03.23 |
눈부처 (0) | 2011.03.22 |
아득한 것에 대하여 (0) | 2011.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