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초대

꽃 /김춘수

by 1004들꽃 2008. 6. 9.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좋은글초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복 /도종환  (0) 2008.06.09
모퉁이 /안도현  (0) 2008.06.09
첫마음/정채봉  (0) 2008.06.09
고독 /문정희  (0) 2008.06.09
행 복 /청마 유치환  (0) 2008.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