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을 때
내 앞에서 말없이 있었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을 때
내 뒤에서 묵묵히 따라오고 있었다
하늘을 쳐다보며
너무나 눈이 부셔 눈물을 흘릴 때
내 곁에서 소리 없이 흐느끼고 있었다
세상이 너무 힘들어
누워도 잠이 들지 않을 때
내 곁에 숨죽이며 누워 있었다
별도 달도 집으로 돌아 가버린
캄캄한 밤
그는 내 등에 업혀 잠이 들었다
혹시라도 잠을 깨우지나 않을까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나는 그가 되고 그는 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