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1
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찌기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드뇨
그리움 2
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그리움
이영도
생각을 멀리하면
잊을 수도 있다는데
고된 살음에
잊었는가 하다가도
가다가
월컥 한 가슴
밀고드는 그리움
무제 1
이영도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
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우려 기다리며
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
정작 마주 앉으면
말은 도로 없어지고
서로 야윈 가슴
먼 창만 바라다가
그대로
일어서 가면
하염없이 보내니라
'좋은글초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를 기다리는 동안/황지우 (0) | 2024.06.21 |
---|---|
가을 저녁의 시 (0) | 2021.09.16 |
묏비나리(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백기완 (0) | 2021.02.16 |
최대호 시 (0) | 2020.12.14 |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0) | 2020.02.16 |